'공연예술의 남북교류를 위해' |
인터뷰 (한국연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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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 한국연극 > 2000년 7월호
'공연예술의 상호교류를 통한 통일 민족예술의 창조'
남북연극교류특별위원회 위원장/ 노경식(극작가)
남북교류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요즘 우리 연극계에서도 남북연극교류가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다. 그동안 국내 연극계에서는 몇몇 북한 작품이 거론된 적은 있으나 본격으로 이렇다 할 교류는 없었다. 지난 5월 한국연극협회에서는 본격적인 남북연극교류를 준비하고자 남북연극교류특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남북연극교류특별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선출된 노경식 위원장을 만났다.
남북연극교류특별위원회 남북연극교류특별위원회(이하 남북연극교류위)는 남북 양측의 연극 및 무대예술의 상호교류를 통하여 분단 반세기의 상호 이질감을 벗어나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민족예술의 창달과 세계화를 도모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민족통일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치된 기구이다. 현재 남북연극특위의 기본 조직은 고문 9인, 특위위원 12인으로 구성되었다.
남북연극교류위의 설립배경 이것은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역사적인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우리 연극인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논의해 왔던 일이다. 장차 남북화합시대를 대비하여 우리 연극인들이 자발적으로 무엇인가 준비하여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공통인식이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한국연극협회 정기이사회에서 남북연극교류특별위원회가 정식으로 통과되고 내가 위원장으로 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시점에 이런 특위가 발족되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남북연극교류위의 사업 사업 방향으로는 우선 큰 줄기로 첫째 연극예술의 교류를 위한 이론정립과 실천방안 연구, 둘째 남북연극인의 상호간 친선방문과 예술가 초청 등 인적교류문제, 셋째 연극예술인의 직능별 공동워크숍 개최(극작, 연기, 연출, 무대장치, 의상, 조명, 음향, 분장 및 학술 등), 넷째 연극예술작품의 상호 초청공연 및 공동작품 개발 등이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당장 남북을 오고 갈 수는 없으므로 우선 북한의 연극에 대해 우리가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북한의 연극을 알자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 그래서 남북연극특위는 기획분과, 학술연구분과 등을 두고 기획분과는 총체적 계획을 준비하며 학술연구분과는 북한연극의 기초자료 조사와 정보교환, 학술세미나, 강연회, 발표회를 마련하려 한다.
연극을 통한 교류의 방법 지난 반세기에 걸쳐서 실질적으로 남북연극의 교류는 전혀 없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많은 것을 하기는 어렵고 앞서 말 한대로 우선 북한의 연극인사를 초청한다든지 하는 인적교류부터 시작하려 한다. 그래서 해마다 가을에 열리고 있는 올해의 우리 ‘제23회 서울연극제’에 북측 연극인을 초청하고 학술심포지엄에 참가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욕심 같다면 당국의 지원 아래 우리가 직접 북측을 방문하여 그곳의 연극실상을 살펴보고, 그리고 연극자료의 수집과 정보교환을 위해 활동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정부당국과의 협조 및 지원문제 물론 긴밀한 협조와 정책적 지원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민간차원에서 이것은 순수기초예술의 문제이다. 우리의 성격은 다른 사람들처럼 단발에 그치는 일과성의 이벤트행사나 상업주의적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사상과 이념과 체제를 떠나서 장래에 닥쳐올 평화통일시대에 통일 민족예술의 새로운 창조와 세계무대를 향해서 지속적이고 단계적으로 먼길을 꾸준히 갈 것이다.
앞으로 연극인들이 머리를 짜내어 만든 남북연극특위이니 만큼 여러 연극인과 사계 전문가들의 중지를 모아서 이 사업이 아무쪼록 성공하기를 바랄 뿐이다. 손쉽게 1~2년 내에 끝나는 일은 결코 아니다. 모든 이의 아낌없는 협조와 지원을 바란다.
글․사진/손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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