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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대사] (상중하 3권) 리뷰 현대불교신문
 
- 승병활동은 나라사랑 보살행 -

조선불교의 큰 별로, 나라의 평안과 무명중생의 제도를 위해 한 몸을 살랐던 사명당 유정스님을 소설로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노경식씨(61)가 펴낸 <사명대사>(전3권, 문원북 刊)는 사명스님의 기록과 행적들을 정리해 소설화 한 작품이다. 특히 서산대사를 비롯해 영규 처영 의암 경언 인오 해안 등 사명대사와 함께 임진왜란 당시 국난극복에 앞장섰던 스님들의 세세한 행적까지도 추적함으로써 승병활동을 총정리했다는 의미도 지닌다. 또 임진왜란이 당쟁에 의해 발발했다는 식민지사관에서 탈피, 우리 민족의 국난극복 의지를 스님들을 통해 투영시키면서 민족주의적 사관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도 이 소설의 특징이다.

상·중·하 세 권으로 구성된 <사명대사>의 이야기는 지리산 화엄사의 한 승방 안에서 혜안 노스님과 혜구스님이 마주 앉아 30년전 열반에 든 사명대사를 회상하면서 시작된다. 선조 25년 금강산 유점사에 왜군이 쳐들어 왔다는 소식을 들은 사명스님은 먹물장삼에 주장자만 든 채 왜장을 만나 글로써 담판을 짓고 피로 얼룩질 뻔했던 절과 스님들을 구해낸다. 이 일로 국난이 터진 사실을 알게 된 스님은 서산대사의 격려문 아래 승군을 모집하고 봉기하기에 이른다.

세 차례나 적진으로 간 스님은 대담함과 뛰어난 외교적 수완을 보였으며, 정유재란을 맞아서도 다시 한 번 외교적 수완을 발휘하며 왜군이 인질로 잡아간 3천5백여 명의 포로를 데리고 귀환하는 공적을 세운다.

이야기는 사건 위주로 빠르게 진행돼 읽는 지루함을 잊게 한다. 승병으로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동심처럼 맑았던 스님의 진면목도 그대로 드러난다. 스님이 남겼던 많은 선시들이 소설 곳곳에 등장하는가 하면, 선승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고뇌와 갈등은 스님의 따뜻한 인간미와 깊은 불심을 읽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이야기 중간중간에 계속해서 드러나는 스님의 인간미와 불심은 독자들이 가지고 있는 선한 심성과 불성을 깨우며 ‘이심전심’의 경지로 몰아간다.

한편 저자는 이야기 내내 사명대사 등 승병들의 활동이 보살사상의 구현이요 우국충정의 발로임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오늘날에 그와 같은 민족적 기개와 호연지기가 없음을 아쉬워 하기도 한다.

“뽕나무 열매를 먹는 새는 그 소리가 고와진다. 그렇지만 향을 훔치면서 콧구멍을 막고, 머리에 난 부스럼을 가리켜서 뿔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또한 얼마나 많았는가….”

처음 사명대사를 회고하면서 이렇게 스님의 ‘행적’을 적었던 혜안 노스님의 이 글이 이야기의 끝을 장식한다. 저자는 자신이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몫으로 남긴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3년간이나 각종 사료를 뒤지며, 사명대사의 흔적을 좇았다. “역사는 살아 있는 교훈이다. 사명대사는 바로 그 사실을 입증해주는 훌륭한 스님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며 발간의미를 말했다. 각 권 8천원.

한명우 기자(mwhan@buddha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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